성폭력이란 여성은 물론 남성까지 포함된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강간뿐 아니라 추행, 성희롱 등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상대방의 의사를 침해하여
이루어지는 성적 접촉은 모두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성폭력에는 강간뿐만 아니라 성추행, 성희롱, 성기 노출, 음란전화, 음란통신, 인신매매, 강제매춘, 아내강간, 음란물(포르노, 만화, 컴퓨터 CD 등)을 제작, 판매 등을 모두 포괄한다. 성폭력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행동의 제약도 간접적인 성폭력에 해당한다. 따라서 성폭력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운 때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동의 없이 강제로 성적인 행위가 이루어졌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성교는 하지 않고 가슴, 엉덩이, 성기부위를 접촉하거나 문지르기, 키스, 음란한 행위, 피해자나 가해자의 성기를 노출시키는 행위이다.
가해자가 강간을 의도하였으나 주변의 상황이나 피해자의 저항으로 성기 삽입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상대방 여자의 몸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에서부터 분명히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상대방의 동의없이 몸을 만지거나, 성과 관련된 야한 농담을 하면서 강제로 끌어안거나 키스하는 행위 등이다.
어린이 성폭력이란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으로 ‘아동 성학대(child sexual abuse)' 라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어린이 성폭력의 약 80%는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한다.
청소년 성폭력은 만 13세 이상 19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발생하는 성폭력을 의미한다. 청소년 성폭력의 경우에는 어린이나 성인 피해의 경우와 비교해볼 때 윤간, 강도강간 등 특수강간의 비율이 높고 남성 피해자도
상당수 있다. 이는 불량배, 학교 폭력배 등이 집단 폭행, 강도, 흉기사용, 침입 등의 방법으로 폭행을 행하는데 청소년이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연령층과 비교하여 친족 내의 피해, 선배나
동급생에 의한 피해, 교사나 강사 등에 의한 성폭력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은 폭력사용 여부, 저항 여부,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범죄행위로 취급되어 엄하게 처벌을 받지만, 청소년 성폭력은 때때로 동의된 성관계로 오인 받기도 한다. 이는 요즘 청소년들이 성에 대하여 꽤
개방적이고 자발적이라고 보여지고, 어느 정도 판단능력과 방어능력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데이트 성폭력이란 ‘이성간의 데이트 중에 상대방으로부터 강요나 조종에 의해 일어나는 성폭력’으로서 상대의 동의 없이 일어나는 성행위를 의미한다. 데이트 중인 남녀간에 일어나는 데이트 강간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 당사자도 이것을 성폭력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윤리적인 잘못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데이트 강간으로 고소를 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간혹 법정까지 가는 경우에도 가해자가 동의된 성관계를 주장하면서 무고죄나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하여 오히려 피해자가 패소할 우려조차 있다.
직장내 성폭력이란 ‘채용과정이나 근무기간에 직장상사·동료·계열사 혹은 거래처 직원들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행하는 성적인 언어나 행위’이다. 성적인 폭언이나 가벼운 신체접촉은 직장 내에서 너무나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성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장내 성폭력의 피해자는 모욕감이나 수치심 또는 위협을 느끼는데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신장애나 두통, 근육통, 위장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직장내 성폭력은 노동 조건의 악화, 노동의욕의 상실, 인간관계의 훼손 등 업무에 지장을 줄뿐만 아니라 피해당사자 외에 함께 일하는 사람, 나아가 직장 전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사회는 여성과 어린이를 남성이나 어른에 비해 낮은 존재,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가정뿐만 아니라 직장과 사회에서도 지배와 복종의 관계에 놓이게 됨으로써 여성은 남성들의 성적 폭력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성차별적인 사회 분위기는 성폭력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성폭력을 허용하게 만들고 나아가 성폭력을 한 경우에도 면죄부를 주게 된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여자를 옆에 앉히고 술 마시려는 남자들, 그것을 부추기는 향락·퇴폐 문화, 건강하고 정상적인 성관계보다는 비정상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보여주는 음란물, 여성의 가치를 오직 ‘성’으로 다루는 광고와 영화 등 왜곡된 성문화는 여성을 성적 대상, 성폭력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가정에서 온 가족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조금만 야한 장면이 나와도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워하고,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제한된 시간 내에 남녀의 신체구조나 생리현상 등 생물학적인 성지식 전달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가치나 성적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열린 교육이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잡지나 포르노 비디오 등에서 보여주는 과장되고 가학적인 성과 또래 집단에 떠도는 잘못된 성지식을 여과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이들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한 채 성폭력을 행하게 된다.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들을 수용하고 있는 형사나 검사는 남성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처리하기 때문에 피해여성은 오히려 자신이 죄인이 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는 고소를 하고 나서 겪는 이중의 고통을 못 이겨 고소를 취하하거나 아예 고소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성폭력에 대한 사법계의 인식부족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아예 은폐하거나 법적 과정을 포기하게 되고 가해자는 또 다시 성폭력을 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가정, 이웃, 사회에서 베풀어주는 다양한 지원이 회복을 돕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음에는 이러한 다양한 지원체계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일문일답 형식으로 살펴보기로 하자(‘성폭력에 관한 의료지침서, ‘성폭력에 관한 법률지침서,’ 성폭력상담소, 1997).
성폭력 피해로 몸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성병이나 성기 주변의 상처를 치료해야 하고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단 병원에 다녀오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중요한 증거자료를 찾을 수도 있다.
빨리 갈수록 좋다. 특히 강간 피해의 경우는 정자가 몸속에서 살아 있는 시간인 72시간이내에 가는 것이 좋지만 보다 높은 정확성을 위해 48시간이내에가는 것이 좋다. 그 외 다른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약화되거나 아물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에 가야 한다.
피해자는 절대 몸을 씻지 말아야 한다. 샤워 등으로 증거물이 씻겨서 소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은 옷 그대로 가야 한다. 옷 등에 묻은 다른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상담소와 연계된 병원이라면 먼저 의사에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여 심리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다음 몸에 난 상처를 살펴본다. 병원에서는손톱 밑을 검사하여 혹시 가해자의 혈액이나 이물질 등을 확인하고 외성기와 내성기를 검진한다. 이는 증거확보나 진료를 위한 것이다. 또한 혈액 채취를 하고 소변검사와 임신 여부 검사도 한다.
증거채취와 검진을 할 때는 피해 당사자나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